
[문장산책] 신문 속 명문장 스크랩
오늘을 기록하는 종이신문의 물성
지난 4월 7일은 ‘신문의 날’이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 신문인 독립신문 창간(1896년4월 7일)을 기념하기 위해 1957년 제정되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오늘날, 사회 이슈는 몇 초 만에 확산되고 수많은 정보들이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빠르게 지나간다.
글 | 홍보 CSR팀 이지은

속도만 놓고 보면 종이신문은 경쟁력을 잃은 듯하다. 하지만 신문은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대의 사건과 분위기, 문제의식을 활자로 남기고 기록해 온 매체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문 1면은 그날의 핵심 이슈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어떤 사건이 사회를 움직이고 있는지를 제목과 사진, 기사로 응축해 담아낸다. 스마트폰 알림이 ‘속보’를 전한다면 신문은 하루를 관통하는 ‘맥락’을 정리해 제시한다. 종이를 넘기며 읽는 과정은 디지털 화면과는 다른 집중과 사유의 시간을 만든다.
시대를 관통하는 문장은 남는다. 짧지만 강렬한 제목, 한 줄의 사설, 기사 속 표현들은 시간이 지나도 기억된다. 이번 문장산책에서는 신문 속 문장을 통해 활자가 지닌 힘과 기록의 가치를 되짚어봤다.
1) 제철 행복을 만끽하며 지금을 사는 법(202060417, 동아일보)
지나오고 나서야 그때 참 좋았노라.
떠오르는 기억들은 일상의 쳇바퀴를
바쁘게 돌면서도 틈틈이 맛있는 걸 먹고,
예쁜 걸 보고,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는
순간들이었다.
행복은 미루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창밖에 날씨가 좋다.
잠시나마 나가서 제철 행복을 만끽하기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을
살아 보았으면 좋겠다.
2) 아주 뜨겁지는 않지만 식지 않는 열정도 있다(20251013, 동아일보)
하나의 불꽃 안에도 다양한 온도가 존재한다.
하지만 비교적 온도가 낮은
빨간색의 불도 손을 대면 뜨거운.
여전히 불꽃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살아오면서 어떤 대상에 대해
아주 뜨거운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스스로 열정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어떤 일이든 시작하면
끝까지 꾸준하고 성실하게 임해 왔다.
그러니 겉으로는 드러나 보이지 않지만
가까이 손을 대면 뜨거운,
그런 열정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잔잔한 열정도 있다.
3) 세 정신과 의사의 코멘터리(20260210, 한국일보)
인간의 가치는 AI처럼 효율적인
결과값을 내놓는 능력에 있지 않다.
오히려 정답이 없는 문제 앞에서
괴로워하고 밤을 새며 고민하며,
끝까지 사유를 멈추지 않는
그 비효율적인 과정에 있다.
우리의 존재 의미는
‘무엇을 하는 사람(Doing)인가’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지키는 사람(Being)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절박한 상황일지라도
‘이것만큼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지키는
나만의 선이 있어야하며,
다른 이들에게 어떠한 온기를 주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고민해야한다.
그것이 바로 인간다움이다.
4) ‘꽃 같은 치매’, 당신도 걸릴 수 있다(2023.10.03, 한국일보)
“꽃 같은 치매”에 걸렸다고 말하는
환자를 만난 적이 있다.
‘치매도 꽃 같다’고 말할 만큼,
고통을 품어내는 할머니의 삶의 방식,
주변을 유쾌하게 만들었던
삶의 여유가 녹아있는 표현이었다.
‘질병 너머 사람을 바라보자”라는
치매 선진국의 철학은
이런 작은 관심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늙는다.
치매는 누가 아니라 언제 걸리는 지의 문제다.
그러니 치매 환자를 어떻게 대할지,
사회가 더 열린 마음으로
고민을 시작했으면 한다.
‘꽃 같은 치매’는 당신도 걸릴 수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