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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 연수기

Why Portland ?
김미균(전KBS)
늘 종종걸음이었다. 길어야 2주였으니.
경치가 멋져도, 사람이 근사해도, 작품이 감동이어도...
그러다 감사한 두 번째의 석 달(9/25-12/15, 12주)이었다. 작년 퇴직 후 겨울에 Madrid, 그리고 이번에 Portland(미국, Oregon주). 직업과 관련성이 있는 걸까. 어학에 대한 애정과 갈증이 꽤 있다.(엄밀히는 문학에의 도구로) 즐거움으로-라기보다 무표정하게 이 언어 저 언어 간간이 기웃거리다 여유롭게 恨을 풀었다고나 할까ㅎ
"왜 포틀랜드?"라고들 물어 오는데, 언젠가 어디선가 한 잡지에서 'Why Portland?'란 글을 보면서 즉흥적 진정성이 점화됐던 기억으로 뚝딱! 원래 그런 편이다. 이리 재고 저리 체크하기보다 직관적인 편이다.


오래~ 전
윤회에 대한 토크 중 나무로 태어나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포틀랜드의 첫 인상은 청량하고 준수한 나무들이었다. 그로 해서 포틀랜드의 가을 정취는 천국에 다름 아니었다. 천국 오페라의 아리아 한 소절인 듯한 통나무집 숙소에서 바람과 비와 '월든'과 내가 하나가 될 때 염화시중然한 미소가 피어오르기도 했다.



오전엔 공부, 오후엔 운동이 주중 일상의 골격인데 등록한 GYM의 프로그램과 강사들이 훌륭해서 운동쟁이가 제대로 신났었다. 다양한 요가,twerk, barre, kickboxing ...
공부는 전형적인 어문학 과목들로, 개인적으로 Reading 시간이 행복했고, Intergrated Skills 시간에 다국적 친구들과 팀 프로젝트를 잘 마쳤을 때 협업의 뿌듯함이 좋았다.


그 밖에
연극의 수준에 놀랬고(셰익스피어 류), 콘서트엔 무덤덤했고(일렉트릭 류), 오페라에 up 됐다가 (Español 판) 각종 파티가 기대 대비 슴슴한 듯... Ups and Downs!



Carpe Diem!(현재에 집중하라)은 구호에 그치기 십상인데, Seize the Day! (오늘을 즐겨라)할 수밖에 없게. 주기적으로 낯선 환경을 설정하는 게 나의 삶의 기술이라면 기술이다.
나를(만) 비추던 거울이 몇 언어에 문화가 따르면서 서서히 창문으로 투명해져 간다.
더 넓고 깊은 세상이, 더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낯선 환경을 조각하는 연출은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여생과의 신혼! 달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