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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코너: 스카이톡 2월호 ‘문장산책’
ㅇ 주제: 책 『언어의 온도』
1. 그냥 한 번 걸어봤다
“그냥”이란 말은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걸 의미하지만, 굳이 이유를 대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소중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후자의 의미로 “그냥”이라고 입을 여는 순간, ‘그냥’은 정말이지 ‘그냥’이 아니다.
2. 원래 그런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원래 그런 거라니까!”
세상이 변해도 빨리 변한다. 정답은 없다. 복잡한 사실과 다양한 해석만 존재할 뿐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세상에 ‘원래 그러한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삶도 사람도 단순할 리 없다. 호기심이 싹틀 때 “원래 그렇다”는 말로 억누르지 않았으면 한다. 삶의 진보는,
대개 사소한 질문에서 비롯된다.
3. 사랑이란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어제는 노트북을 켜고 ‘사람’을 입력 하려다 실수로 ‘삶’을 쳤다. ‘사람’에서 받침을 바꾸면 ‘사랑’이 되고 ‘사람’에서 은밀하게 모음을 빼면 ‘삶’이 된다.
몇몇 언어학자는 사람, 사랑, 삶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같은 본류를 만나게 된다고 주장한다. 세 단어 모두 하나의 어원에서 파생했다는 것이다.
세 단어가 닮아서일까. 사랑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사랑이 끼어들지 않는 삶도 없는 듯하다.
‘사람’, ‘사랑’, ‘삶’, 이 세 단어의 유사성을 토대로 말하고 싶다. 사람이 사랑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것, 그게 바로 삶이 아닐까?
4. 분노를 대하는 방법
극지에 사는 이누이트(에스키모)들은 분노를 현명하게 다스린다. 아니 놓아준다. 그들은 화가 치밀어 오르면 하던 일을 멈추고 무작정 걷는다고 한다. 분노와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그리고 충분히 멀리 왔다 싶으면 그 자리에 긴 막대기 하나를 꽂아두고 온다. 미움, 원망, 서러움으로 얽히고설킨, 누군가에게 화상을 입힐 지도 모르는 지나치게 뜨거운 감정을 그곳에 남기고 돌아오는 것이다.
빌려온 것은 어차피 내 것이 아니므로 빨리 보내 줘야한다. 격한 감정이 날 망가트리지 않도록 마음 속에 작은 문 하나쯤 열어 놓고 살아야겠다. 분노가 스스로 들락날락 하도록, 내게서 달아날 수 있도록.
5. 이름을 부르는 일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하찮은 일이 아니다. 이름을 뜻하는 한자 명(名)은 저녁 석(夕)밑에 입 구(口)를 받친 구조다.
이름 글자 그대로 풀어보자. 저녁에 입을 벌리다?
나쁘지 않지만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해보면 어떨까.
캄캄한 밤, 어둠 속에서 자식의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부모가 목놓아 외치는 것이 이름이다.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상대방의 편안함과 위태함을,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이다.
이름을 부르는 일은 숭고하다. 숭고하지 않은 이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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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노를 대하는 방법
분노를 참는 게 아니라 흘려보내는 지혜가 마음에 남는다.
화를 붙잡고 사는 대신, 놓아주는 법을 배우게 된다.